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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탁 위의 표정
    아름다운 그릇

    식탁 위의 표정

    식탁 위에도 따뜻함과 모던함, 경쾌함 등 나름의 표정이 있다. 이를 결정짓는 것은 다양한 색과 스타일로 옷을 입은 그릇. 어느 날은 소반에 백자를 올려 한국적 미감을 자아내는 식탁을 즐기고, 어떤 날은 편안한 프로방스풍 식탁에서 여유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2018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이 모든 것을 만날 수 있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 법고창신 해마다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선보이는 공예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푸른 옻칠로 꽃문양을 그려 넣은 ‘해송공예’의 반닫이장, 컬러를 입힌 나무와 철재를 조합해 만든 ‘컨테이너5-1’의 소반, 대나무를 엮어 완성한 ‘대숲소리’의 와인 버킷, 모던한 디자인의 유기 그릇이 그것. 여기에 단아한 백자와 컬러풀한 옻칠 식기를 더하면 모던 코리안의 정수가 느껴진다. 1 개다리소반은 8만 3천 원, 대림목공예. 2 옻칠 면기는 38만 5천 원, 칠몽. 3, 12 짙은 블루ㆍ그린색 팔각 소반은 각각 85만 원, 베이지 트레이는 45만 원, 컨테이너5-1. 4 옻칠로 마감한 황동 드립 주전자는 1백20만 원, 원두 스푼은 15만 원, 도트 무늬 수저 세트는 5만 원, 베이지와 레드의 조화가 멋스러운 원형 트레이는 10만 원, 모두 해송공예. 5 유기를 옻칠로 마감한 볼은 26만 원, 컵은 13만 원, 다문. 6 유기 오벌 플레이트와 술잔, 꽃 접시는 가격 미정, 김경수여주유기공방. 7, 8 선이 고운 달항아리는 1백만 원, 원형 굽접시는 각각 5만 원, 솔솔푸른솔. 9 금속 손잡이가 달린 백자 다기는 44만 원, 마인드리추얼. 10 민트색 옻칠 텀블러는 박강용 작가 작품으로 15만 원, 오렌지색 옻칠 잔은 유남권 작가 작품으로 8만 9천 원,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11 강렬한 원색 잔은 각각 6만 원, 칠몽. 13 손잡이가 달린 대나무 와인 버킷은 15만 원대, 대숲소리.14 푸른색 꽃문양을 그려 넣은 옻칠 반닫이장은 1천2백만 원, 해송공예. 15 주칠 미니 소반은 75만 원,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수. 16, 17, 19 호랑이 오브제는 1만 원, 백자 주전자는 15만 원, 백자 합은 3만 원, 미니 달항아리는 4만 원, 화병은 4만 원, 모두 담. 18 푸른 선을 그려 넣은 촛대는 가격 미정, 청송백자. 20 목침 베개는 각각 4만 9천 원, 일상직물. 색의 화려한 외출, 컬러 플레이  딥 그린과 블루, 레드, 옐로…. 올해는 유난히 강렬한 원색 그릇이 돋보였다. 적절한 컬러 매치는 밋밋한 식탁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센터피스 못지않은 포인트 그릇으로도 제격! 채도가 다르거나 색 대비가 명확한 그릇을 조합해 식탁에 올리면 경쾌한 팝아트적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1 연보라색 원형 테이블은 28만 원, 하늘색 타원형 테이블은 48만 원, 분홍색 타원형 테이블은 38만 원, 모두 오블리크 테이블. 2 주황색 미니 저그와 노란색 원형 접시는 처칠 제품으로 각각 4만 8천 원, 2만 원, 무겐인터내셔널. 3 연보라색 유광 티포트는 프라이스&켄싱턴Pirce&Kensington 제품으로 2만 2천 원, 대영그로브. 4 다홍색 컵 받침은 6천 원, 일상직물. 민트색 도자기 컵은 알앤디지 제품으로 2만 8천 원, 서울번드. 5 청록색ㆍ진한 남색 유리잔은 각각 1만 6천 원, 리빙한국. 6 짙은 자줏빛 유리잔은 7천 원, 마틴싯봉리빙. 7 푸른색 무광 머그잔은 2만 8천 원, 위승용도자기. 8 손잡이가 달린 분홍 접시는 4p 세트 1만 2천 원, 나인웨어. 연주황색 오벌 접시는 6만 8천 원, 쉬즈리빙. 9, 11 딥 블루 오벌 접시는 2만 원, 연녹색 소스 볼은 2만 2천 원, 골드 커틀러리는 4만 원대, 모두 쉬즈리빙. 10,13 광택이 도는 남색 화병과 다홍색 샐러드 볼은 김남희 작가 작품으로 가격 미정, 김남희세라믹. 12 남색ㆍ 청록ㆍ블랙 원형 접시는 가격 미정, 젠한국. 14 패턴 접시는 3만 3천 원, 트리트리. 15 다채로운 컬러 조합이 돋보이는 컵은 1만 원대, 파앤이스트. 16 고무 소재로 만든 와인색 잔은 11만 원, 로쇼룸. 17 체크무늬 트레이는 1만 9천 원부터, 하우즈하우스.그대 안의 프로방스, 로맨틱 프렌치  프로방스풍 테이블웨어의 매력은 우아한 실루엣과 러플, 레이스에서 모티프를 따와 표현한 테두리 장식이다. ‘꼬떼따블’과 ‘메종 드 파리’ ‘까사 알렉시스’ 등 리빙 브랜드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테이블웨어를 선보였다. 자칫 과할 수 있는 장식을 내추럴한 컬러로 절제해서 담아낸 것이 포인트! 자연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라탄 소재와 내추럴한 리넨 천, 은식기를 섞어 사용하면 멋스럽다. 1 우아한 장식이 멋스러운 그릇장은 4백81만 원 꼬떼따블. 2 유리 캔들 홀더는 4만 2천 원, 에포크. 3 빈티지한 장식의 원형 접시는 1만 9천 원, 디자인리브가. 4 바로크 티잔 세트는 8만 9천 원, 에델바움. 5, 7 표면에 레이스 문양을 새겨 넣은 타원형 접시는 13만 8천 원, 티포트는 5만 9천 원, 테두리의 굴곡을 준 원형 접시는 3만 5천 원, 아래 커피 잔 세트는 2만 9천 원, 모두 까사모아. 6, 8 손잡이가 달린 볼은4만 3천 원, 라인이 우아한 저그는 8만 4천 원, 모두 메르카토. 9, 10 커틀러리 모양의 냅킨 홀더와 유리 돔은 가격 미정, 꼬떼따블. 11, 12 빨간색 라인을 더한 리넨 천은 1만 5천 원, 빈티지한 흰색 프레임 액자는 5만 6천 원, 푸에브코. 13, 17, 20, 24 원형 액자는 8만 2천 원, 새 오브제는 3만 원, 격자무늬를 더한 화병은 7만 9천 원, 뚜껑이 있는 합은 5만 9천 원, 모두 메르카토. 14 황동색 촛대는 가격 미정, 까사 알렉시스. 15 테두리에 레이스 장식을 더한 볼은 3만 8천 원, 에델바움. 16 도기로 만든 케이크 서버는 9천 원, 까사모아. 18 민트색 접시는 1만 6천 원, 노란색 접시는 2만 6천 원, 엘포레. 19, 25 나뭇잎 모양 접시는 4만 원대, 버터 접시는 13만 원대, 줄리스카. 21 자수가 놓인 연분홍색 리넨 천은 가격 미정, 메종 드 파리. 22 화이트 세라믹 저그는 3만 9천 원, 디자인리브가. 23 테두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디너 플레이트와 접시, 볼은 가격 미정, 꼬떼따블. 26 표면을 격자무늬로 조각한 와인 잔은 가격 미정, 모리스 벤 암펠. 27 빈티지한 미니 유리 화병은 2만 8천 원, 세그먼트. 모던 부엌으로 초대, 블랙&골드  강인하고 세련된 컬러의 대명사, 블랙. 공간에 블랙을 들이면 모던한 분위기를 낼 수 있는데, 흑유는 물론 금속이나 유리 소재로 만든 테이블웨어를 매치하면 보기에도 고급스럽다. ‘플랫포인트’는 검은색 세라믹 상판을 얹어 시크한 무드가 돋보이는 키친 리노를 선보였고, ‘담김’과 ‘웨이브 테이블웨어’는 매트한 질감의 검은 그릇을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금속 커틀러리와 스테인리스 스틸 조리 도구와도 잘 어우러진다. 1 블랙 직사각 철제 트레이는 3만 4천 원, 파운드파운디드. 2 골드 커버를 씌운 티포트는 26만 8천 원, Alt729. 3 손잡이를 골드로 만든 유리잔은 가격 미정, 바리스타앤코. 골드 포인트 빈티지 유리잔은 가격 미정, 컬렉트. 4, 15 유선형의 유리 물병은 16만 원대, 곡선이 우아한 와인 디캔터는 20만 원대, 아뜰리에뒤뱅. 5, 10, 20 매트한 표면이 독특한 검은색 볼은 5만 8천 원, 저그는 12만 원대, 머그 잔은 4만 2천 원, 웨이브 테이블웨어. 6, 8 흑유 굽접시와 굽잔은 가격 미정, 담김. 티스푼은 가격 미정, 서울번드. 7 유기로 만든 케이크 서버는 가격 미정, 서울번드, 아래 놓인 원형 접시는 가격 미정, 나우프로. 9 표면에 도트 패턴을 새겨 넣고, 손잡이를 단 볼은 가격 미정, 가치. 11 회색 리넨 천은 1만 6천 원, 메종 드 파리. 12 매트한 질감의 회색 굽 접시는 2만 2천 원, 면치기로 옆면을 깎은 볼은 3만 5천 원, 장소. 13,19 검은색 접시 위에 골드로 화려한 문양을 그려 넣은 접시는 이은주 작가 작품으로 3만 3천 원부터, 이은주세라믹. 접시 위 골드 커틀러리는 7만 원대, 퀀텀바이. 14, 16 골드 링 손잡이가 달린 머그잔은 3만 9천 원, 테두리를 골드로 포인트를 준 원형 접시는 2만 8천 원, 풋타콤마. 17 금속으로 제작한 텀블러는 가격 미정, 나우프로. 18 무쇠로 만든 캐서롤은 32만 원, 서울번드. 21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만든 직사각 팬은 45만 원대, 원형 팬은 44만 원대, 컷코. 22 리놀륨 소재로 만든 테이블은 1백30만 원, 의자는 각각 28만 원, 플랫포인트.문의 가치(010-4940-2539), 그루(010-6282-3002), 기야망(031-237-3928), 김경수여주유기공방(031-881-4246), 김남희세라믹(010-7411-2140), 까사모아(010-5843-1030), 까사 알렉시스(02-512-0879),꼬떼따블(02-2012-2601), 나우프로(Nowpro.kr), 나인웨어(02-522-0070), 네이버 아트 윈도(swindow.naver.com/art/home), 누 아틀리에(nu-atelier.com), 다문(070-7817-2390), 담(010-4110-0116), 대림목공예(053-982-4020), 대숲소리(061-380-2902), 대영그로브(031-903-7007),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02-2128-7703), 더몬트사(010-2759-5335), 디자인리브가(032-817-0180), 로쇼룸(02-545-5417), 리빙한국(02-2250-3480), 마인드리추얼(02-2231-2011), 마틴싯봉리빙(02-2192-3050), 메르카토(070-7538-0788), 메종드파리(070-4212-7081), 모리스 벤 암펠(1544-2715), 무겐인터내셔널(02-706-0350), 바르데로(031-902-6529), 바리스타앤코(031-903-7007), 밥볼(010-8553-9902), 서울번드(02-587-5448), 세그먼트(02-533-2012), 세븐비(044-867-1776), 솔솔푸른솔(010-3432-2088), 수베니어(010-2377-3424), 쉬즈리빙(070-7005-6500), 아뜰리에뒤뱅(010-6405-2213), 아토(1899-4294), 에델바움(02-584-0350), 에포크(070-4190-1105), 엘포레(010-4137-5568), 오블리크테이블(02-541-4988), 스튜디오 오얏(@studio_oyat), 웨이브 테이블웨어(wavetableware.com), 위승용도자기(010-2184-9876), 이은주세라믹(@eunjoo.I), 이정용도자기(010-9472-1224), 일상직물(Isjm.kr), 장소(02-6013-2475), 전원도예연구소(010-5169-0459), 젠한국(043-259-8111)오리엔탈 특급 식탁, 에스닉 무드  청화 무늬와 동양적 기운이 느껴지는 그림이 한데 어우러져 이국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리엔탈리즘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에스닉 무두의 테이블웨어도 인기를 끌었다. ‘마인드리추얼’은 명상을 주제로 향완과 미니 불단을 선보이며 동양적 사상을 공예품으로 풀어냈고, ‘한국도자기’는 패턴이 화려한 일본의 하사미 블루 제품을, ‘전원도예연구소’는 화려한 색 조합이 돋보이는 주병을 선보였다. 1 푸른색 티포트는 14만 원, 그루. 2 수묵화를 연상시키는 볼은 6만 원대, 줄리스카. 3, 12 분청 수저받침과 두루미를 그려 넣은 접시는 연호경 작가 작품으로 1만 원, 2만 5천 원, 대한민국 명인명장 한 수. 4 매화와 새를 그려 넣은 미니 다기는 10만 원, 잔은 각각3만 원, J.PLACE. 5 청화로 꽃을 그린 원형 접시는 가격 미정, 이정용도자기.6  화려한 문양이 매력적인 종지는 1만 2천 원부터, 한국도자기. 7, 17 강렬한 색감의 꽃잎을 그려 넣은 찻잔은 3만 5천 원, 화병은 35만 원, 전원도예연구소. 8, 9 에스프레소 잔은 5만 원, 복자를 그려 넣은 도자 작품은 4만 9천 원, 착한그릇희고희고. 10, 13 청자 티포트는 16만 원, 불상을 연상시키는 향완은 10만 원, 마인드리추얼. 11 꽃 모양 접시는 6만 4천 원, 세븐비. 14 붉은 꽃과 테두리 장식이 에스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접시는 가격 미정, 코렐. 15 매화가 돋보이는 미니 술잔은 1만 5천 원, 이정용도자기. 16 꽃잎 형태를 모티프로 한 파란 볼은 2만 9천4백 원, 기야망. 가장 따뜻한 색, 소프트 컬러  파우더리 핑크와 블루, 톤 다운된 브라운처럼 차분한 느낌을 유지하는 그릇은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식탁을 완성해준다. 간결하면서도 실용성이 돋보이는 나무 소재 그릇은 파스텔컬러와 더없이 잘 어우러진다. ‘밥볼’의 전상근 작가는 테라코타를 연상시키는 커피 드리퍼를 선보였고, 김남희 작가의 옅은 베이지 톤 찻잔도 눈에 띄었다. 1 마블링처럼 색의 조화가 고운 화병은 3만 5천 원, 수베니어. 2 사랑스러운 핑크색 합은 4만 5천 원부터, 지아나. 3, 5 러스틱한 느낌의 베이지색 잔은 3만 8천 원, 원형 볼은 각각 2만 3천 원, 5만 8천 원, 에델바움. 4 머스터드컬러 냅킨은 1만 2천 원, 휴플레인. 6 매끈한 우드 볼은 가격 미정, 누 아틀리에. 7 회색과 파우더리 핑크의 조화가 멋스러운 냄비 모양 그릇은 가격 미정, 네이버 아트 윈도. 8 톤 다운된 브라운색 저그는 5만 5천 원, 커피 드리퍼는 5만 원, 밥볼. 9, 14 옅은 하늘색 유광 볼과 자연스러운 형태가 매력적인 잔은 가격 미정, 김남희세라믹. 10 나무와 금속을 결합해 만든 촛대는 9만 2천 원, 더몬트사. 11 나무 도마는 10만 원, 바르데로. 12 베이지색 볼은 1만 8천 원, 넓적한 분홍색 볼은 1만 6천 원, 위승용도자기. 13 투톤으로 배색한 그레이 커피 잔 세트는 2만 5천 원, NNN. 15 오목하게 파인 베이지색 오벌 접시는 1만 8천 원, 아토. 16 손잡이가 달린 나무 원형 접시는 10만 원, 스튜디오 오얏. 17 내추럴한 톤이 돋보이는 식탁은 1백10만 원, 짙은 녹색 벤치는 56만 원, 플랫포인트.문의 줄리스카(02-531-2734), 지아나ㆍJ.PLACE(www.jianak.com),착한그릇희고희고(031-771-9574), 청송백자(054-873-7744), 칠몽(042-551-3357), 컨테이너5-1(031-274-4535), 컬렉트(02-793-5011), 컷코(02-595-8220), 코렐(02-2670-7800), 퀀텀바이(070-4125-7517), 트리트리(070-7516-4419), 파앤이스트(064-7821370),파운드파운디드(010-5660-7220), 푸에브코(02-545-1232), 풋타콤마(02-469-3309), 플랫포인트(070-4045-8850), 하우즈하우스(031-8016-5662),한국도자기(080-276-8800), 해송공예(041-741-9578), 휴플레인(02-720-2628), Alt729(02-540-6700), NNN(02-790-5799)

  • 찻주전자와 찻잔
    기다림의 미학

    찻주전자와 찻잔

    찻잎을 찻주전자에 넣고 기다리는 시간은 3분 남짓. 아끼는 찻잔에 따라 한 모금 머금으니 기분 좋은 향이 마음에 내려앉는다. 차 한잔으로 만끽하는 이 계절의 행복. 첫 줄 왼쪽부터. 중국의 기문차와 우롱을 블렌딩한 러시안 카라반 루즈리프 홍차. 3만 3천 원, 포트넘앤메이슨. 선명한 녹색 바탕에 나뭇잎과 보라색 꽃을 그려 넣은 티가든 그린&민트 찻잔. 8만 원대, 웨지우드코리아. 우박과 레이스, 빗살 무늬로 포인트를 준 소바 컵은 크기가 적당해 한 손으로 잡기 편하다. 3만 원, TWL-shop. 희고도 날렵한 선이 인상적인 다마키 찻주전자와 찻잔. 각각 11만 원, 3만 원, TWL-shop. 둘째 줄 왼쪽부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디자인이 돋보이는 띠에마 찻주전자와 찻잔은 카이 프랑크가 디자인했다. 각각 9만 9천 원, 2만 9천 원, 이딸라. 민트색과 금색의 조화가 우아한 찻잔 위에 찻주전자를 포개어 얹을 수 있으며, 1인용으로 적당하다. 가격 미정, 포트넘앤메이슨. 뚜껑은 도기로, 몸체는 내열성이 뛰어난 유리로 제작한 티가든 글라스 티포트. 16만 원, 웨지우드코리아. 마지막 줄 왼쪽부터. 뜨거운 가마 속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무늬로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스틸라이트 찻주전자와 찻잔. 각각 7만 6천 원, 3만 9천 원, Alt729. 상큼한 레몬그라스와 민트의 조화가 훌륭한 퓨어프라나. 2만 7천 원, 피앤티. 푸른 안료로 꽃과 레이스를 그려 넣어 고급스러운 블루플레인 티포트와 찻잔. 각각 41만 원, 31만 원, 한국로얄코펜하겐. 제품 협조 웨지우드코리아(02-3446-8330), 이딸라·한국로얄코펜하겐(02-749-2002), 포트넘앤메이슨(02-310-1548), 피앤티·ALT729(02-540-6700), TWL-shop(070-4227-0151)

  •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좋아하는 물건으로만 채운 집

    지금 이 순간을 행복하게!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라이프가 주목받고 있다. 오롯이 자신의 취향과 관심사로 채운 아담한 아파트에서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매일매일 즐거운 일상을 보내는 장정은 씨의 욜로 라이프. 장정은 씨가 꿈꿔온 화이트 인테리어 주방. 화이트 벽지와 유광 타일, 무광 화이트 가구를 배치하고 스틸 조명등과 비앙코 대리석 상판을 매치해 단조로움을 없앴다. 주방 가전과 조리 도구, 각종 식료품 등은 바 테이블 옆 붙박이장에 깔끔하게 수납해 작지만 알차고 단정한 주방으로 꾸몄다.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브누아 세사리의 그림과 포근한 패브릭 소파, 사랑스러운 로즈 핑크 사이드 테이블까지 집은 온통 그의 취향에 따라 고른 가구와 소품으로 채웠다. 빅 테이블을 배치해 평소에는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특별한 날에는 홈 파티를 여는 작은 방. 한쪽 벽면에 디지털 피아노와 선반을 배치해 취미를 위한 공간으로 꾸몄다. 좋아하는 물건으로만 구성한 거실. 불필요한 물건은 최대한 버리고, 꼭 필요한 생활용품은 보이지 않도록 수납했다. 싱그러움이 가득한 침실. 커다란 창의 위아래 부분을 과감하게 막고, 테라스 창가에 관엽식물을 놓아 그린 존을 완성했다. 낮에는 초록 기운이, 밤에는 식물 그림자가 드리우며 색다른 공간으로 변모한다. 한쪽 벽은 청록색 벽지를 붙여 포인트를 주었다. 광고는 30초 안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고, 브랜드 가치를 전달한다. 화려한 비주얼, 자극적 광고 문구에 둘러싸여 생활한 지도 어언 10년째. 광고 기획자&마케터 장정은 씨는 서울에서의 오피스텔 생활을 청산하고, 분당의 오래된 아파트를 구입해 자신의 취향에 맞춰 레노베이션하기 시작했다. 따뜻하면서도 단정하게 꾸민 집, 선반 위 피겨부터 볕 잘 드는 창가 옆 화분까지 집은 온통 그가 좋아하는 것으로만 채워졌다. 날마다 신나는 아지트 카페 같은 다이닝룸, 매력적인 홈 바, 호텔 욕실을 연상시키는 이국적 욕실까지. 오래전부터 꿈꿔온 공간을 실현한 정은 씨의 집은 그만의 재미난 아지트이자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특별한 매력을 지닌 공간이다. 그는 직접 만든 사과 스프레드와 바게트를 접시에 담아서 내왔다. “어젯밤에 만들었어요. 요리를 좋아한다기보다 음식을 만들어서 예쁘게 담아내길 좋아하죠. 그래서 집에 친구들을 초대하는 일이 많아요. 지난 주말에도 친구들을 초대해 홈 파티를 했고요.” 결이 고운 나무 트레이와 큐티폴 포크, 붓 터치가 고스란히 살아 있는 파란 도자기 접시는 그의 취향을 가늠하게 해주는 물건이다. 해외 출장을 가면 아웃렛에 들러 그 지역의 독특한 접시를 사 오고, 종종 도쿄에 갈때면 그릇은 빼놓지 않고 사올 정도로 그릇에 대한 애정이 무한하다. 그는 음식을 만들고 예쁘게 차려 좋아하는 이와 함께 나누는 일이야말로 최고의 행복이라 여긴다. 스무 평의 아담한 아파트에 다이닝룸을 꾸민 이유도 그 때문이다. 테이블 하나를 놓기에도 버거운 협소한 주방은 아담한 아일랜드 테이블과 수납장을 활용해 동선이 효율적인 대면형 공간으로 개조하고, 작은 방을 다이닝룸으로 활용한 것. 북미산 월넛 테이블과 벤치, 개성 있는 디자인 의자 세 개를 놓은 다이닝룸은 가족,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파티 공간이다. 그뿐 아니라 늦은 밤 피아노 연주실이 되고 때로는 조용한 서재가 되기도 한다. 테이블 너머의 디지털 피아노, 즐겨 읽는 일본 소설책을 예쁘게 채운 벽 선반까지 온통 좋아하는 것투성이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거울 수밖에! 미처 보지 못한 드라마를 몰아서 보기, 1천 피스의 토로로 직소 퍼즐 맞추기, 핸드 드립 커피 내리기, 아로마 오일을 한두 방울 떨어뜨린 후 반신욕 하기 등 플레이 스케줄로 빼곡한 정은 씨의 주말은 평일의 낮보다 바쁘다. 부엌 아일랜드 너머로 들여다본 주방 내부 모습. 반대편 상부장을 모두 없애고, 독립 후드 레인지만 설치해 깔끔하게 인테리어했다. 화이트 인테리어로 꾸몄지만 집이 차가워 보이지 않는 이유는 작가의 따스한 감성이 담긴 아트워크를 곳곳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주방에 건 그림은 자폐가 있는 영국 꼬마 화가 아이리스 그레이스의 그림으로, 정은 씨가 특별히 아끼는 작품이다. 찬장에서 꺼낸 예쁜 그릇과 도구들. 테이블 세팅에도 관심이 많은 그가 도쿄에서 공수해 온 것들이다. 평소에는 캡슐 커피를 애용하는 편이지만, 주말이면 직접 핸드 드립 커피를 내려 마시곤 한다. 늦은 오후에 햇살이 부드럽게 들어오는 다이닝룸. 톤 다운된 핑크 컬러 벽지는 공간에 온기를 더한다. 욕실 타일에 블랙 줄눈을 넣고, 샤워기와 수전, 선반은 모두 블랙 컬러 제품으로 골라 감각적으로 꾸몄다. 오른쪽 선반장에는 세계 도시의 피겨가 나란히 모여 있다. 여행이나 해외 출장차 들른 도시에서 구입한 것이 어느새 이만큼 모였다. 창가의 그러데이션 커튼은 주미네의 신상품. 집에 아늑함을 입히다 단정한 화이트 인테리어는 많은 이의 로망이지만 마감재나 사용 면적, 함께 배치한 가구나 소품에 따라 공간이 포근해 보이기도 하고, 차갑고 시크하게 보이기도 한다. 전자를 원한 정은 씨는 여러 방면으로 알아본 뒤 더아름인테리어의 고아름, 이상옥 실장과 레노베이션을 진행했다. “집을 고친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몇 분 추천해주셨어요. 그중 한 업체 디자이너와 미팅을 했는데,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모두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집을 채 20분도 둘러보지 않고 말이죠. 테라스 확장이나 가벽을 세우는 것도 안 되고, 주방 구조를 바꾸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온통 불가능한 것뿐이니 집을 잘못 산 건 아닌지 걱정까지 되더라고요.” 정은 씨의 고민을 이해한 더아름인테리어의 두 실장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기 시작했다. 정갈한 화이트 인테리어를 위해 패브릭 질감이 나는 벽지와 유광 바닥 타일로 공간 전체를 마감하고, 원목 가구와 패브릭 요소를 배치해 따스한 무드를 만들어나갔다. 주방은 비앙코 대리석으로 벽과 아일랜드 테이블을 마감하고, 스틸 조명등과 화이트 스툴을 매치했다. 하지만 조금도 차갑게 느껴지지 않는다. 고아름 실장은 작품의 힘이라고 말한다. “주방의 그림은 올해로 일곱 살 된 영국 꼬마 화가 아이리스 그레이스의 작품인데, 정은 씨가 직접 골랐어요. 세상을 바라보는 따스한 시선이 담겨 있지요. 소파 위 그림은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 브누아 세사리의 드로잉, 바닥에 놓인 그림은 정은 씨가 영국에서 유학할 당시 친구가 선물로 그려준 그림이에요. 아트워크에도 관심이 많은 그는 작품을 구입하거나 배치할 때도 꼭 상의를 하곤 했어요. 가구도 마찬가지였고요.” 두 실장은 정은 씨가 즐겁게 일상을 이어가도록 가구 배치와 수납에도 신경 썼다. 취미와 관련한 부분은 디스플레이 수납으로, 그 외 생활 소품은 붙박이장이나 테라스에 마련한 수납함을 활용한 것. 침실의 큰 창은 위아래 부분을 과감하게 막아 가로로 긴 창으로 바꾸었다. 맞은편 아파트가 보이지 않도록 가려주고, 창문 높이에 맞춰 식물을 배치하니 초록의 싱그러움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낮에는 식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저녁이면 불빛이 들어와 반대편 벽에 식물 그림자를 드리워 분위기가 바뀐다. 욕실도 변화가 많았다. 조금만 열어도 변기에 쾅쾅 닿던 욕실 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교체하고, 변기는 최대한 벽 가까이 옮겨서 세면대 공간을 여유롭게 꾸민 것. 아담한 욕조를 배치하고 타일 사이에 줄눈을 넣었는데, 이때 줄눈의 색상과 거울 프레임, 수전, 샤워기, 선반을 모두 블랙 컬러로 통일하니 더욱 멋스럽다. “집에 투자해보세요. 옷이나 자동차처럼 눈에 보이진 않지만 집을 위한 투자는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줘요. 햇빛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는 커튼, 여럿이 쓸 수 있는 빅 테이블, 좋아하는 피겨와 이를 정리할 수 있는 선반 등요.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 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둘씩 채워나가면 그만큼 집이 나에게 행복한 시간을 선물해줘요. 매일 집으로 오는 발걸음이 경쾌해지고, 주말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위안을 얻을 겁니다.” 디자인과 시공 더아름인테리어(blog.naver.com/the_a_rum, 010-6495-7931) 

  • 적게 소유하고, 더 좋은 것을 향유하라
    디자이너 서동희의 아파트먼트

    적게 소유하고, 더 좋은 것을 향유하라

    언젠가부터 물건과 소비를 줄이는 ‘미니멀 라이프’에 관한 책이 줄줄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게임처럼 물건을 버리는 미니멀리즘 운동 열풍으로 SNS에서는 버리기 인증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일본의 정리 정돈 컨설턴트 곤도 마리에는 저서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 영문판으로 출간되자 2015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이름을 올리며 ‘곤마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미니멀 라이프는 한마디로 물건을 최소로 줄이는 삶이다. 언제 사다 놨는지 알 수 없는 식재료, 옷장에 빼곡히 걸려 있는 옷, 먼지 쌓인 책에서 해방되어 쾌적하고 건강한 삶을 즐기자는 것이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이다. 물론 미니멀 라이프 열풍이 과시적 인테리어로 오인되면서 더 적은 소비가 아닌 더 많이 소비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염려도 있다. 새로 사기 위해 비우는 삶을 실천하는 모순도 종종 목격된다. <행복>은 이 시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미니멀리즘’의 의미를 살폈다. 무조건 버리고 금욕적 생활을 하라는 게 아니다. 소중한 것에 집중하는 힘, 쓸데없는 것에 나를 빼앗기지 않을 자유, 삶을 만족으로 채우는 행복!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을 보다 현실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만났다. 디자이너 서동희의 첫번째 미니멀 노트. 가치 있는 물건, 여백의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디자이너 서동희 씨의 24평 아파트. 디자인포디움 이시은 대표가 시공을 맡았다. 프리츠 한센의 빈티지 모스키노 체어, 포울 키에르홀름의 PK 체어 등 북유럽 빈티지를 애정하는 두 사람의 감각은 서울리빙디자인페어 프리츠 한센 부스 디자인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좋아하는 서동희 씨는 디터 람스의 유니버셜 셸빙 시스템에 빈티지 오디오와 LP, 좋아하는 디자인 서적 등을 두었다.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기 때문일까?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책등도 화이트 톤이 많아 책 자체로도 장식 효과가 있다. 한스 웨그너의 빈티지 소파와 프리츠 한센의 모스키노 체어, 포울 키에르홀름의 PK 체어로 꾸민 거실. 라운지체어와 낮은 테이블을 매치하니 시각적 안정감이 있다.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잘 ‘사는’ 것 결코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이 남자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빈티지 컬렉터 서동희 씨다. 대학에서 섬유를 전공하고 패션 브랜드 MCM을 거쳐 현재 루이까또즈 디자인 팀에 근무하는 그는 컬렉터라는 수식어에서 알 수 있듯 잘 만든 물건에 관심이 많다. “가방 디자인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설치나 공간 연출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라이프스타일로 연결됐지요. 저희 집은 미니멀리즘을 테마로 했다기보다 좋아하는 것에 집중했다는 표현이 맞아요. 좋은 물건을 컬렉션하고, 컬렉션이 공간과 잘 어우러지도록 심플하게 바탕을 만들었을 뿐이죠.” 생각해보면 우리는 미니멀리즘에 대해 몇 가지 오해하고 있다. 먼저 무조건 버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버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잘 ‘사는’ 것. 예를 들어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발견하지 못해 무언가를 대체해 산다고 가정해보자. 임시용은 말 그대로 진짜가 나타나면 필요 없어질 물건이다. 결국 진짜가 나타날 때까지 버리고 사기를 반복하는데, 이는 미니멀 라이프의 본질에 위배된다. 꼭 필요하고 보기에도 좋은 물건 몇 가지만 둔다면 별다른 장치 없이도 그 자체로 미니멀 라이프요, 집은 평화로운 안식처가 되는데, 그러려면 무엇보다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물건을 정의하고, 확인하고,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물건을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터. 재밌는 건 본질에 충실한 단순한 물건일수록 품질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서동희 씨는 바우하우스 디자인을 예로 든다.  1950~1960년대 빈티지를 수집하며 좋은 물건의 가치를 깨달았다는 디자이너 서동희 씨. “’less is more(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저는 적게 소유하되 좋은 것을 소유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좋은 가죽 의자는 오래 쓸수록 더 부드럽고 윤이 나며, 결 고운 나무 테이블 역시 길이 들면서 더 편안하고 멋스러워집니다. 심플한 디자인의 주전자나 컵처럼 일상 용품도 편리하게 꾸준히 사용하면 아름다운 물건으로 길이 드는데, 이것이 바로 바우하우스 정신이에요. 좋은 제품은 부유층의 것이라는 선입견도 버려야 합니다. 좋은 울로 만든 담요 한 장은 보통 담요 두 장보다 더 따뜻해요. 패턴과 디자인을 심플한 것으로 고르면 이 방 저 방 가지고 다니기도 좋고 활용도도 높아 하나만으로도 아주 오랫동안 기분 좋게 쓸 수 있죠.” 바우하우스 초기 주택은 아름답지만 너무 간결하다는 이유로 비판받았다. 하지만 미스 반데어로에나 알바 알토의 집처럼 기능과 상식을 기본으로 한 건축은 오히려 지금 이 시대 좋은 건축의 표본이 되고 있다. 서동희 씨 역시 북유럽 여행중 방문한 알바 알토 하우스에 마음이 뺏겼더랬다. 거주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안락한 집, 알바 알토의 집을 평범한 아파트에 적용하기 위해 그는 일본의 작은 맨션에서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아파트에 오래된 맨션 무드를 더하기 위해 일부러 베란다를 확장하지 않은 집을 선택. 방 세 개에 앞 베란다와 뒤 베란다가 모두 분리된 구조의 24평 아파트는 가벽을 사용해 공간을 최대한 쪼갠 것이 특징이다. 보통 작은 평수는 스튜디오 타입으로 벽을 없애고 확장해 공간을 넓어 보이게 연출하는 데 반해, 이 집은 없던 벽을 세워 거실과 현관을, 주방과 다이닝룸을 분리했다.   “집은 간결하고 안락하고 실용적이어야 해요. 디자인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집에서만은 시각적으로 편안해지고 싶어요. 거실에 앉아 있는데 주방 너머가 보인다거나, 여러 물건이 맥락 없이 섞여 있는 것도 참지 못하는 성격이고요. 공간을 분리한 뒤 그 공간에 맞는 최소한의 가구와 컬렉션을 배치했어요. 제가 한 공간에 오래 못 있는 성격이라 집에서도 자주 왔다 갔다 하거든요. 거실에서 책을 읽다 티룸에서 음악을 듣고, 다이닝룸에 앉아 있다 부엌 옆 ‘알바알토룸(알바 알토 소품으로 꾸민 방)’에 가서 낮잠도 자고…. 공간을 잘 활용하면 20평대 아파트도 충분히 재밌는 공간이 완성됩니다.” 디자이너 서동희의 미니멀 노트 1 디자이너 서동희 씨가 좋아하는 알바 알토의 제품을 모아놓은 컬렉션룸. 좋은 물건을 잘 ‘사기’ 위해 무엇보다 마음에 꼭 드는 물건을 찾는 훈련이 필요하다. 2 도자 주전자나 컵처럼 일상 물건 역시 아름답고 기분 좋은 것을 선택한다. 3 집은 언젠가는 쓸 물건으로 가득 채워진 창고가 아니라, 꼭 필요한 물건만 가지고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예를 들면 여행용 트렁크의 확대 버전이어야 한다. 생필품은 다기능 제품을 선택한다. 욕실에도 용기를 많이 두는 게 싫어 샴푸, 보디 워시, 세안 기능을 하는 오가닉 제품 하나만 두고 쓴다. 4 간결하고 안락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미니멀 하우징의 명제를 실천한 침실과 다이닝 공간. 공간을 분리한 뒤 그 공간에 맞는 최소한의 가구(침대, 식탁, 조명등)를 배치했다. 5 미니멀리즘의 기본은 수납! 물건의 용도와 동선에 맞춰 적재적소에 배치한 수납공간이 전제되어야 한다. 나무 커틀러리, 유리잔 등 소재별로 모아두니 시각적으로 통일감이 느껴진다. 6 공간의 중심은 조명! 여백의 공간을 따뜻하게 채우는 데는 ‘빛’의 역할이 중요하다. 비우니 채워지더다 요즘엔 갤러리처럼 화이트로 마감한 집이 많다. 이 집도 온통 하얀색이다. 디자인을 맡은 디자인 포디움 이시은 실장도 처음에는 집주인이 마감과 붙박이 가구 등을 모두 화이트로 통일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자칫 차갑고 딱딱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가 생각하는 흰색은 단편적인 색보다는 ‘여백’의 개념이 커요. 일본에 ‘와비사비わびさび’라는 말이 있어요. 불완전하고 투박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본 특유의 미의식을 말하는데, 빛이 투과하는 창호지, 옹이가 많은 나무, 성근 질감의 원단 등을 예로 들 수 있죠. 저는 화이트 중에서도 노르스름한 화이트 톤을 좋아해요. 빛바랜 화이트 컬러는 인위적이거나 차가워 보이지 않고, 또 여백의 아름다움을 살릴 수 있지요. 그래서 그 공간에 있을 때 조금 더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고요.” 나무나 직물 등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더한 인테리어는 가구나 소품이 꽉 차지 않고 비어 있어도 꽉 찬 듯 포근한 느낌이 난다. 거실에 있는 한스 웨그너의 빈티지 소파는 라탄 소재를 접목한 아이템으로, 포울 키에르홀름의 가죽 라운지 체어와 대리석 테이블과 안락하게 조화를 이룬다. 공간을 아늑하게 완성하는 아이템으로 조명등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는 원하는 조명등을 최적의 장소에 설치하기 위해 벽을 세울 정도로 조명 마니아다. “일반적으로 가구를 다 배치한 뒤, 가구 위치에 맞춰 조명등 위치를 정하는데 저는 반대로 해요. 조명등 위치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가구를 배치하죠. 거실에는 1950년대 프랑스에서 유행한 갓등을 달았어요. 조명등 위치를 정하고 사이드보드와 소파를 배치하니 불을 켰을 때 양쪽으로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 좋아요.”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을 분리하는 벽에는 디터 람스의 선반장과 둥근 벽부등을 설치했는데, 불을 켜면 마치 달이 뜬 듯 공허하면서도 아름다운 분위기를 완성한다. 여백이 있는 공간에서는 모든 게 작품이 되고 정물화가 되며 매 순간이 소중한 시간이 된다. 물론 여기에 전제되어야 할 것이 바로 ‘수납’이다. 어질러지는 것을 피하려면, 옷장과 서랍장ㆍ장식장 등 온갖 잡다한 가구가 늘어나는 것을 막으려면 붙박이식 수납장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 또한 수납공간은 필요에 맞게 배치해야 한다. 냄비 하나를 꺼낼 때마다 의자를 가져와야 한다거나 티스푼 하나 때문에 집을 가로지르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이 집은 현관과 거실을 나누는 벽과 티룸의 빈티지 모듈 장이 그 역할을 한다. 거실 벽은 책을 비롯해 철 지난 물건을 수납하고, 티룸에는 아라비아핀란드를 비롯해 일본에서 하나둘씩 사 온 그릇 컬렉션을 장식처럼 조르르 수납했다(티룸 안쪽 화장실은 미니 주방으로 개조해 간단한 차를 주방까지 가지 않고 바로 끓일 수 있다). “물건이 정리되지 않는 이유는 물건을 편리하게 정리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죠. 모든 정리 전문가가 조언하듯 수납공간은 크기보다 동선이 더 중요해요. 사용자의 움직임과 발걸음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도록 그 기능에 맞는 장소에 있어야 더 쉽고 편리하게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집 안 곳곳에 배치한 주전자, 도자 등은 그저 바라보는 소품이 아니라 모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다. 직접 써보면 그 나라의 문화, 라이프스타일까지 들여다볼 수 있어 좋다. 뜨겁게 맞이하고, ‘쿨’하게 보내라 물질을 버리고 정신을 사는 미니멀리스트가 얻고자 하는 정신적 만족은 주로 ‘체험’에서 비롯한다. 물질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만족은 일시적일 뿐이지만, 다양하고 직접적 체험은 나중에 이를 기억함으로써 만족감을 소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도구는 여행. “일본 출장을 다니면서 일본이 해석한 북유럽 스타일의 매력을 알게 됐죠. 컬렉션하고 싶은 아이템도 하나 둘씩 생겨났어요. 첫 북유럽 여행은 갖고 싶은 아이템을 사러 가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아요. 수집을 하다 보니 디자이너와 브랜드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그 물건을 직접 써봐야 직성이 풀리는 단계에 이르렀죠.” 컬렉션한 제품은 디자이너인 그가 제품을 디자인하는 데 영감을 주기도 한다. 아르네 야콥센의 스틸 주전자는 부분적으로 뜯어보면 기하학적 요소가 돋보이는 제품인데, 그런 면면을 가방 디자인에 적용하기도 한다. “좋은 물건은 물건 자체의 기능을 넘어 바라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기도, 디자인의 영감이 되기도 하지요. 밀도 있게 즐겼다면 쿨하게 떠나보내야 하는 것도 중요해요. 사실 저는 물건에 관심이 많지만 떠나보내는 것 역시 쉬운 편이에요. 미니멀리즘의 핵심이 ‘비우기’잖아요. 좋은 물건을 모으되, 충분히 즐겼으면 필요한 누군가에게 보내는 이별 과정도 필요하죠.”   그는 SNS로 컬렉션을 판매하기도 한다. 1950년대 디자인을 수집하고 여행기를 웹진으로 소개하다 보니 가구나 소품을 구해달라거나 공간을 스타일링해달라는 부탁을 받곤 하는데, 그때마다 집이 살아 있는 쇼룸 역할을 한다. 1년에 한두번 오픈 하우스도 펼칠 계획. 서동희 씨를 인터뷰하면서 ‘단순화한다는 것’과 ‘아름답게 장식하는 것’은 어쩌면 같은 의미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무리 작고 평범한 집이라도 정갈하다면 누구나 시를 쓰고 우아하고 세련된 상차림을 할 수 있으며,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장미 포푸리 향도 음미할 수 있다. 기분 좋은 가죽 냄새가 나는 소파, 리넨 행주, 질박한 도자접시…. 진정으로 럭셔리한 생활은 아름답고 질 좋은 물건을 별로 의식하지 않고 당연히 곁에 두고 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미니멀 라이프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일 것이다.

  • 식탁위의 정원
    만개한 주방 데코

    식탁위의 정원

    푸르름을 눈에 담기 힘든 계절, 플로리스트 4인이 식탁 위로 싱그러운 정원을 옮겨왔다. 접시에 그려진 아름다운 꽃 패턴을 모티프로 다양하게 변주한 4인 4색의 화원.접시와 찻잔과 받침은 모두 로얄코펜하겐 제품.선의 미학  접시 위에 붓으로 정교하게 그린 꽃과 줄기, 잎의 유려한 선이 우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로얄코펜하겐의 블룸스트 컬렉션. 그 선을 닮은 나뭇가지가 긴 그림자를 드리우는 정원에는 잎망울이 맺히는 순간에도 고요함이 감돈다.  “섬세한 라인으로 그린 푸른 꽃에서 선이 도드라진 나뭇가지를 연상했지요. 여린 가지들을 품은 노박덩굴나무의 줄기를 클레마티스 씨앗으로 감싸주었죠. 그리고 그릇에서 꽃들이 밖으로 흘러나온 듯 델피니움과 수선화, 히아신스의 꽃잎을 떨어뜨렸어요.” _클로이한(클로이한 플로리스트) 접시는 모두 웨지우드, 사각 매트는 런빠뉴, 장미가 그려진 찻잔과 받침은 벨벳 로즈 시리즈로 한국도자기 제품. 찬란한 열대  무성한 잎사귀와 생동하는 자연에서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지는 열대 정원. 화려한 색감과 형태의 꽃이 담긴 웨지우드의 바이브런스 컬렉션과 다채로운 식물이 한데 뒤섞여 몽환적이기까지 한 이국적 정취를 풍긴다. "붉은 한 떨기의 앤슈리엄과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글로리오사, 보랏빛 베로니카, 자줏빛 덴파레처럼 화려한 색상의 꽃들로 꾸며보았어요. 여기에 실처럼 얇은 꽃잎이 달린 실거베라, 보슬보슬한 깃털을 연상시키는 파니쿰 등 특이한 형상의 식물을 가미해 이국적 느낌을 더했죠.” _이숙영(마멜리아 플레르) 트위그뉴욕 접시는 모두 한국도자기, 꽃에 묻힌 찻잔과 받침은 볼립테 시리즈로 지앙 제품. 만발한 춘화 트위그뉴욕의 페탈 시리즈 그릇에는 활짝 만개한 꽃들이 담장을 타고 오르듯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작고 붉은 열매와 생생한 꽃이 식탁 위를 수놓은 봄의 화원은 정결하게 가꾼 이의 손길을 잠시 그려보게 한다. “그릇 테두리를 감싼 꽃잎 패턴이 아름다운 트위그뉴욕의 페탈 시리즈를 보니 자연스레 연약한 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리는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단아한 분홍색 심비디움과 푸른색 델피니움으로 청초한 봄의 얼굴을, 오렌지빛 방크시아와 붉은 낙상홍 열매로는 얼어붙은 겨울 대지에서 깨어나는 자연의 활기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_김하영(키마) 접시는 모두 빌레로이앤보흐, 잔잔한 꽃 패턴의 찻잔과 받침은한국도자기 제품.담색의 세밀화  빌레로이앤보흐의 아마조니아앤머트 접시에는 담백한 꽃망울에서 그려나간 세밀화 한 점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눈에 띌 듯 말 듯 오밀조밀한 꽃과 파르스름한 이끼가 어우러진 너른 풀밭이다. “향기로운 수선화와 시계초 사이로 날아다니는 벌새와 나비들에게 푸른 들판을 안겨주고 싶었어요. 꽃잎을 활짝 펼친 헬레보루스와 하얀 꽃잎이 앙증맞은 이베리스, 작은 새순만 드러내는 히아신스, 그리고 아기별꽃이 차례차례 눈에 들어올 거예요. 세밀화처럼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아름다운 정원이죠.” _송진화(블뤼테)

  • 복고 푸드 랩소디
    뉴트로Newtro 푸드

    복고 푸드 랩소디

    뉴트로 열풍은 쉬이 잠들 줄 모른다. ‘레트로Retro’가 과거의 재현이라면 ‘뉴트로Newtro’는 옛것의 재해석이다. 그때 그 시절, 옛날 신문에서 발췌한 당대 인기 있는 음식을 2019년 새해 식탁으로 소환했다. 패스트푸드 전성기  1970년대 동아일보 보도국이 햄버거에 관해 예측한기사는 틀리지 않았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햄버거를 손에 들고 먹으며 거니는 모습이 일반화되고, 머지않아 햄버거 가두판매 미니 식당이 선을 보일지도 모른다”(1972년 10월 23일)는 사실 말이다. 햄버거 체인점은 서울 올림픽이 개최된 1988년, 가장 많은 점포가 생겨났을 정도로 화려하던 전성기를 뒤로하고 이제 수제 버거에 자리를 내주며 아련한 추억의 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햄버거를 담은 접시는 카루셀리 제품. 아침상의 주인공  19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처음 먹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식 몬테크리스토 샌드위치는 “대표적 패스트푸드인 햄버거와 겨룰 만큼 식사 대용으로 떠올라”(동아일보 1999년 5월 14일) 간단한 아침으로도, 소풍 도시락으로도 두루 사랑받았다. 때로 고급 재료를 넣은 샌드위치보다 달콤한 딸기잼과 짭조름한 햄이 이루는 ‘단짠’의 맛이 더 당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샌드위치를 담은 접시는 마운틴 제품. 가족 외식하는 날  196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까지 명맥을 유지한 경양식집. 말그대로 ‘가벼운 양식’이란 의미의 경양식은 사실 일본을 한번 거쳐 번안된 서양 음식이다. 대표 메뉴는 “맛의 색다름을 위해 역시 데미글라스 소스를 얹은 햄버거스테이크가 일품”(동아일보 1999년 10월 1일)이라 했다. 후춧가루를 뿌린 따뜻한 수프와 햄버그스테이크, 가지런히 놓은 포크와 나이프는 가족이 모처럼 외식하던 날의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햄버그스테이크를 담은 접시와 스프를 담은 볼과 접시, 커피잔과 받침은 모두 빌레로이앤보흐 제품. 신세대의 분식  1980년대에 이르러 "프라이팬에 직접 요리해 먹도록 하는 즉석 떡볶이가 새롭게 등장”(매일경제 1981년 2월 4일)했는가 하면, “신세대 여성들과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게 떡볶이의 변형인 떡꼬치”(경향신문 1996년 1월 22일)도 개발되었다. 한때 최신 스타일의 분식은 이제 친구들과 추억을 함께한 음식으로 자리한다. 떡꼬치를 담은 접시와 원형 접시는 덴비 제품, 머그잔은 커먼키친 제품. 젊은이의 입맛  오늘날 ‘일본식 양식’으로 분류하는 오므라이스는 그때 그 시절 젊은이들이 향유할 수 있는 가장 이국적 음식이었다. “외국제 요리에서처럼 오므라이스로 젊은이들의 구미를 돋우어주면 더욱 좋다”(매일경제 1974년 4월 18일)는 기사처럼 서양식 달걀 요리인 오믈렛의 퓨전 격인 오므라이스가 당시에는 경양식집에 가서야 맛볼 수 있는 서양 음식의 대명사였다. 접시와 찻잔, 소스볼은 모두 빌레로이앤보흐 제품. 거리의 유혹 추운 겨울날 발길을 붙잡던 풀빵은 우리네 전통 간식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국화빵, 문화빵, 붕어빵 등의 명칭으로 불리던 풀빵은 요즘 일식 오방떡 혹은 모꼬지라는 귀에 거슬리는 이름으로 급속히 대중 속에 침투되고 있는”(매일경제 1981년 2월 4일) 현상을 우려하기도 했다. 다행히 그러한 염려는 기우에 불과했지만, 리어카도 찾기 힘들어졌으니 풀빵으로 허기를 달래던 시절은 아스라이 멀어져간다. 풀빵을 담은 접시는 덴비 제품, 만화책과 컵은 마운틴 제품. 도심의 피서지  “서울 종로구 관수동 국일관 옆 골목의 포장마차 거리가 여름의 명물로 등장한 것”(동아일보 1983년 8월 3일)이 1983년의 일이다. 여름밤 노천 가게에 앉아 소주에 안주 몇 점을 곁들여 먹는 것이 그 시절 도심의 피서법이었던 것. 쫀득하게 씹히는 매콤한 맛의 오돌뼈와 곰장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의 속을 정겹게 달래준다. 나무젓가락 밑에 접시는 덴비 제품, 음료수 병은 마운틴 제품. 신문물의 유행 약 40여 년 전,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튀긴 닭과 깡통에 든 음료수가 요즘 부쩍 유행한다”(동아일보 1981년 5월 22일)는 기사가 신문에 실렸다. 깡통에 든 음료수라 함은 콜라일 터. 21세기 공전의 히트를 친 ‘치맥’이란 조합은 이미 그 시절에 짐작해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수식어는 이제 바뀌어야 한다. 그 어린이들이 자란 ‘어른들이 좋아하는’ 켄터키 치킨으로. 무를 담은 접시는 트리트리 제품, 콜라병과 통조림 캔, 치킨을 담은 볼은 모두 마운틴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