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라 요리 6

서울 마라 요리 6

2019.07

덥고 매워도 중독성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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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은 이열치열 매운맛을 즐기며 나는 법. 마라는 화자오, 육두구, 정향, 팔각 등을 기름에 넣고 발효시킨 중국 쓰촨(사천) 지방의 대표적 향신료로, 마비를 뜻하는 ‘마麻’와 맵다는 뜻의 ‘랄辣’이 만난 그 이름만큼 혀가 마비될 정도로 얼얼하고도 매운맛을 선사한다. 푹푹 찌는 삼복더위를 맞아 중독성 강한 마라 요리를 소개한다.





면을 집은 옷칠 젓가락은 따뜻한 식탁. 전골 냄비는 시추안 하우스 소장품.


시추안 하우스

비프 마라탕 

올해로 오픈 10주년을 맞이한 ‘시추안 하우스’는 국내에서 쓰촨 요리 열풍을 주도한 선구자로 통한다. 냄비 가득 푸짐하게 올린 고추의 담음새에 놀라게 되는 ‘비프 마라탕’은 얼얼한 맛이 매력적인 쓰촨식 쇠고기 전골로 이곳을 대표하는 메뉴다. 쓰촨 지방의 고추와 청양고추, 산초의 일종인 파가라로 특제 소스를 만든 후 기름에 튀긴 고기, 채소와 함께 버무린다. 마무리로 산초나무 열매인 화자오를 압착해 만든 화조유를 가미해 풍미를 더했다. 



육회를 담은 원형 도시락과 젓가락, 헤링본 패턴의 리넨, 라탄 소재의 캔들 홀더는 모두 따뜻한 식탁. 알록달록한 술병과 잔은 레드문 소장품. 


레드문

마라 육회

‘쓰촨식 타파스 바’를 콘셉트로 쓰촨 음식을 모던하게 재해석하는 ‘레드문’은 여름밤 더위를 피해 술잔을 기울이기에 제격인 장소다. 쇠고기를 얇게 저며 만든 ‘마라 육회’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얼얼한 쓰촨식 후추를 뿌려 맛에 변화를 줬다. 감칠맛 도는 살코기 사이사이로 아삭한 적양파가 씹히며, 참기름과 칠리 오일 풍미가 은은하게 배어 입맛을 당긴다. 끈적한 단맛이 없어 개운한 뒤끝을 자랑하는 고량주 ‘쿠오쿠이’와 궁합이 좋다. 



이정미 작가의 분청 접시는 조은숙 갤러리.


파불라

마라롱샤

'맵지 않을까 두렵다’는 의미의 중국어 파부라怕不辣를 영어로 음차한 이름 ‘파불라’. 2016년 도산대로에 둥지를 튼 파불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쓰촨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다. 영화 <범죄도시>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마라롱샤’는 중국 전역에서 사랑받는 민물가재 요리다. 파불라에서는 초과, 백두구, 대회향 등 10여 가지 한약재와 두반장 베이스의 쓰촨식 고추장, 얼음 설탕을 넣고 볶은 마라장으로 화끈한 맛을 구현했다. 파불라 홍석환 과장은 마라롱샤와 어울리는 고량주로 ‘노주노교 두곡’을 추천한다. “쓰촨에서 오량액, 수정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농향형 백주다. 향이 깊으면서도 단맛이 진해 마라롱샤에 곁들이면 다채로운 풍미가 피어오른다.” 





김규태 작가의 사각 접시와 숙우, 다관, 찻잔은 모두 조은숙 갤러리. 손잡이에 끈 장식이 달린 젓가락은 따뜻한 식탁. 검은색 젓가락은 홍연 소장품.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홍연

마라 우육

기름지고 자극적인 중식에서 탈피해 건강한 광둥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의 중식당 ‘홍연’. 쇠고기를 피망, 양파, 표고버섯과 함께 들들 볶은 후 마라 소스에 버무린 홍연의 ‘마라 우육’은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정수주 주방장은 마라 소스 맛의 비결로 쓰촨 지방에서 즐겨 사용하는 산초의 일종인 마조를 꼽는다. “마늘, 생강, 두반장, 굴소스, 후추를 기본으로 조리 마지막에 산초 기름과 마조를 더해 감칠맛을 낸다. 고기를 건져 먹고 남은 마라 소스는 단맛이 슬며시 도는 쌀밥과 궁합이 좋아 한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게 된다.” 고명으로는 매콤하게 양념한 땅콩을 한 주먹 올려 씹는 재미도 더했다. 






접시 아래 등나무 트레이는 따뜻한 식탁. 박성철의 나무 젓가락은 조은숙 갤러리. 파란색 통굽 접시와 고추를 담은 목제 트레이는 덕후선생 소장품.


덕후선생

마라 새우

지난해 강남구 선릉로에 문을 연 ‘덕후선생’은 산서수랍면으로 만든 마장면, 베이징식 돼지고기 수육인 백산육을 비롯해 국내에서 쉽게 맛볼 수 없던 이색 메뉴를 선보이며 중식 마니아 사이에서 화제를 불러 모은 다이닝 펍이다. 짙은 불 향이 일품인 ‘마라 새우’는 200˚C 기름에서 껍데기까지 바삭하게 튀긴 왕새우에 마라 소스를 넣고 볶아 완성했다. 소흥주에 레몬 가니시를 올린 ‘풀문’, 쿠오쿠이에 토닉 워터를 섞은 ‘도널드덕’ 등 고량주를 기주로 만든 칵테일을 곁들여 색다른 마리아주를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허명욱 작가의 원형 쟁반, 양고기를 담은 옻칠 접시, 고춧가루를 담은 종지, 자른 건고추를 담은 볼, 박성철 작가의 옻칠 주전자, 박미경 작가의 생칠 포크는 모두 조은숙 갤러리. 나무젓가락은 따뜻한 식탁. 젓가락을 꽂은 하늘색 컵은 콘래드 서울 소장품.


콘래드 서울 제스트

마라 소스 양고기볶음

“마라 소스의 기본은 ‘중국식 쌈장’으로 일컬어지는 향라장이다. 직접 만든 향라장과 홍유를 3:1 비율로 혼합해 마라 소스를 만든다. 홍유는 기름에 건고추와 화조를 넣고 볶은 후 믹서에 곱게 갈아 만든 소스로, 향라장과 만나 입맛을 당기는 알싸한 마라 소스가 완성된다.” 콘래드 서울의 뷔페 레스토랑 ‘제스트’를 이끄는 장윤수 주방장의 설명이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으스러지는 양고기는 차슈 소스에 2시간 매리네이드한 후 180℃의 오븐에서 40분 동안 구워 완성했다. 마무리로 굴소스를 넣어 짭조름하게 간을 맞춘 양고기에는 청량한 맥주보다 좋은 단짝이 없다. 



취재 협조  덕후선생(514-3663), 레드문(070-8865-3112), 시추안 하우스(508-1320),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홍연(317-0494), 콘래드 서울 제스트(6137-7100), 파불라(517-2852) 소품 협조  따뜻한 식탁(010-3209-7542), 조은숙 갤러리(541-84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