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주목할 아트 키워드

2019년 주목할 아트 키워드

2019.07

Table for Art

82

식재료와 그릇으로 2019년 주목할 아트 키워드를 재현했다. 각종 전시와 디자인 프로젝트를 위한 아트 푸드 스타일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라홈그라운드 안아라 디렉터와 함께 차린 예술적인 테이블 6.



BAUHAUS



이호시 유미코의 원형 그레이 & 블루 컬러 ‘엉쥬르 마틴’ 플레이트와 화이트 & 블랙 컬러의 직사각형 아즈야마 접시는 모두 TWL. 옐로 컬러 사이드 접시와 초콜릿이 담긴 레드 볼은 모두 하사미 제품으로 TWL. 테이블 매트와 젓가락, 보라색 아크릴 플레이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올해는 현대건축과 디자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우하우스가 설립 100주년을 맞는 해다. 1919년 건축가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가 독일 중부의 작은 도시 바이마르에 설립한 조형 학교로, 1925년 데사우로 위치를 옮긴 뒤 1936년 나치에 의해 강제 폐쇄될 때까지 모더니즘 정신에 입각한 합리적 디자인을 추구했다. 형태의 기본적 요소인 점, 선, 면과 세모, 네모, 동그라미에서 이끌어낸 단순함과 간결미는 바우하우스가 추구한 아름다움의 근간.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기능과 조형성에 주목한 아름답고 실용적이며 합리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미스 반데어로에, 마르셀 브로이어 등 동시대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건축가는 물론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 클레 등 현대 추상회화의 전설적 예술가들을 교수로 초빙하고, 그래픽·제품·가구·실내·건축 등을 경계 없이 아우른 바우하우스는 20세기 디자인의 흐름과 교육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 ‘혁명의 아이콘’으로 손꼽힌다. 심플한 선과 면, 도형이 구조적으로 배치된 그래픽 포스터는 바우하우스의 디자인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작. 비례와 규격의 절묘한 조화로 이뤄낸 균형감이 단조로운 듯 섬세하고 감각적이다. 원형과 사각형의 심플한 플레이트를 배치하고 스파게티, 오렌지, 방울토마토 등 형태와 테두리가 분명한 식재료를 조합해 바우하우스 포스터를 재현했다. 





RENAISSANCE



빵 조각이 놓여 있는 타임 앤 스타일의 ‘야마부키’ 화이트 오벌 플레이트와 와인이 담긴 시주쿠 글라스 텀블러·와인잔·물병, 코보 이자와의 나이프, 포크는 모두 TWL. 올리브가 놓인 가리비 모양의 플레이트는 쓰리닷츠. 포도를 올린 하얀색 석고 화병과 물결 형태의 유리 화병은 디자인하우스 소장품.



2019년은 르네상스 시대를 대표하는 이탈리아 최고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사망 500주기다.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등 세기의 명작을 남긴 그는 예술은 물론 건축, 과학, 의학, 철학, 음악 등 다방면에 걸친 뛰어난 재능으로 인류사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 르네상스는 ‘부활, 재생’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화려했던 고대 그리스·로마 제국의 문화, 예술, 과학, 기술을 재조명하고 되살리고자 한 문화 부흥 운동이다. 신 중심의 중세 문화에서 벗어나 현실 세계와 인간에게 주목한 르네상스 회화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원근법’.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움직임이 커지며 보이는 것을 더 사실적이고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2차원 평면에 3차원 공간을 담으려는 시도와 노력이 이어졌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자연에 대한 과학적 접근과 인간 신체의 해부학적 연구를 기반으로 르네상스의 가장 훌륭한 업적으로 손꼽히는 수학적 원근법을 완성했다. 인물의 머리에 후광을 넣는 대신 배경과 테이블의 원근감을 활용해 12제자와 예수를 표현한 ‘최후의 만찬’이 대표적. 다빈치 서거 500주기를 맞이해 기념행사가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0월 24일부터 열릴 루브르 박물관의 특별전. 평생 다빈치가 남긴 총 10점의 회화 중 5점을 보유하고 있는 루브르가 세계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그의 걸작을 사후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을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테이블 세팅은 다빈치의 그림에 등장하는 와인잔, 빵, 플레이트 등 시대를 반영하는 아이템을 활용한 것으로, 대리석 질감 위에 라인 테이핑으로 과장된 원근감을 연출했다. 





GRAFFITI



젤리와 초콜릿 볼이 담긴 검은색 볼은 웨이브테이블웨어. 색색의 크레파스는 지오토 제품으로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지금 세계 미술계의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는 ‘그라피티’.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퐁피두 센터, 영국 테이트 모던 등에서 앞다퉈 작품을 소장하는가 하면, 다양한 주제의 대규모 기획전이 여러 도시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라피티가 예술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낙서의 표현법에 관심을 가진 사이 트웜블리와 잭슨 폴록부터 아웃사이더 아트로서 낙서의 의미에 주목한 장 뒤뷔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독창적 화풍으로 도시의 낙서를 예술로 승화한 장 미셸 바스키아와 키스 해링, 현대미술계의 이슈 메이커로 떠오른 뱅크시까지 수많은 아티스트의 활약과 함께 그라피티는 현대미술의 크고 중요한 하나의 섹션으로 자리 잡았다. 2019년에도 그라피티를 조명하는 다양한 전시가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준비한 장 미셸 바스키아의 대규모 회고전. 6월 21일부터 11월 6일까지 이어질 예정으로, 작가의 인간적 면모와 알려지지 않은 스토리를 조명한다. 컬러풀한 젤리와 초콜릿 볼, 색색의 크레용이 가득한 테이블은 자유분방한 그라피티의 특징을 표현한 것으로, 어린아이가 간식을 먹으며 마음껏 낙서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OLAFUR ELIASSON



색색의 채소와 과일이 얹어진 알루미늄 스퀘어 트레이는 이호시 유미코 제품으로 TWL. 트라이앵글사의 조리용 핀셋과 오일 스포이트, 블랙 테두리의 화이트 플레이트, 손정민 작가의 오렌지 컬러 수정 구슬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아이슬란드계 덴마크 작가인 올라푸르 엘리아손은 미술관 안에 태양과 바람, 물, 이끼 등 자연을 거침없이 끌어들인다. 그는 수학과 과학, 공학과 건축을 예술에 접목해 오감을 자극하는 작은 우주를 화이트 큐브 속에 구현한다. 아이슬란드의 대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빛과 물, 온도와 날씨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목격한 그는 1990년대 초반부터 태양, 안개, 무지개, 오로라 등을 주제로 한 작업을 선보이며 독자적 미술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의 터빈 홀 상공에 거대한 인공 태양을 설치해 전시장 전체를 빛으로 물들인 ‘날씨 프로젝트’는 올라푸르 엘리아손을 세계 미술계의 ‘슈퍼스타’로 만들어준 히트작이다. 동시대 현대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작가로 손꼽히는 그의 전시가 올해 7월, 테이트모던에서 다시 한번 열린다. 자연현상과 우주를 재현한 대표작부터 환경과 기후 문제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 장소 특정적 설치 작업 등을 망라한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가 될 예정. 베를린의 거대한 작업실 ‘올라푸르 스튜디오’의 주요 섹션 중 하나인 ‘키친’에서 새로 개발한 베지테리언 메뉴를 맛볼 수 있는 ‘테라스 바’도 운영된다. 올리브, 토마토, 자몽 등 컬러풀한 채소를 활용한 테이블은 유기농 식재료로 건강하고 미학적인 메뉴를 개발하는 그의 키친을 재현한 것. 둥근 단면의 채소를 마치 행성처럼 배치해 주요 키워드인 ‘우주’를 표현했다. 스테인리스 제품과 스포이트, 핀셋, 수정 구슬 등을 통해 과학적 실험을 전제로 하는 작가의 특징을 강조했다. 






VINCENT VAN GOGH



연필로 스케치한 듯한 패턴이 독특한 볼은 조연예 작가의 작품으로 라이크 레지던시. 화이트 앤티크 저그는 차리다빌리지. 벽에 걸린 베이지 리넨 타월과 테이블 위 그레이 블랭킷은 라푸안 칸쿠리트 제품으로 TWL. 빈티지 테이블은 바바리아. 레데커 야채솔과 진녹색 청동 화병, 유리병, 버터 플레이트와 나이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세기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네덜란드 출신의 19세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 세계 각지의 유명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데다 인상주의 화가를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에서 빠지지 않는 이름인 만큼 작품을 접할 기회가 많은 편이지만, 사망 130주기를 한 해 앞둔 올해는 특히 더 다양한 이슈로 그를 집중 조명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펼쳐진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뮤지엄은 5월까지 영국화가 데이비드 호크니와 반 고흐의 비교전을 개최한다. 자연을 독특한 관점으로 바라보고 작품의 주제로 삼으며, 강렬한 원색을 즐겨 사용하는 두 작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보는 전시다.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는 3월부터 고흐가 영국에 머물던 시기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고흐가 오랫동안 머물며 다수의 대표작을 완성한 프랑스 도시 아를Arles에서도 여러 가지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다. 특히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등을 설계한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반 고흐의 작품을 모티프로 디자인한 아트 센터 ‘파르크 데 아틀리에’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1888년 번잡한 파리의 사교계를 벗어나 남프랑스 아를로 이사해 꾸민 방을 그린 ‘고흐의 방’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 자살로 삶을 마감하기 전까지 가난하고 비참한 삶을 살았지만 강렬하고 아름다운 빛을 품은 작품을 남긴 고흐의 꿈과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박하고 검소한 일상이 드러나는 그의 작품 속 테이블을 재현했다. 





MONOCHROME



깔끔한 화이트 컬러와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인 타임 앤 스타일의 ‘야마부키’ 스퀘어 플레이트, 쌀밥을 담은 검은색 아즈마야 ‘IGA’ 밥공기는 모두 TWL. 검은색 옻칠 수저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몇 해 전부터 이어져온 단색화의 열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심에 올해 개관 5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한국적인 모더니즘을 이끈 현대 추상미술의 대가 박서보와 일본 모노하物派 분야에서 선구자 역할을 한 작가로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곽인식의 대규모 전시를 준비했다. 5월 18일부터 9월 1일까지 서울관에서 열리는 <박서보>전에서는 한국 미술에 내재된 독창성과 조형성을 새롭게 해석한 작가의 다채로운 작품을 시대별 특징에 따라 소개한다. 1960년대 말 작가의 도전과 실험을 보여주는 ‘허상’ 연작의 설치 작품을 비롯해 ‘원형질’, ‘유전질’, ‘묘법’ 등 시기별 주요 작품을 전시한다. 과천관에서는 6월 13일부터 9월 15일까지 <탄생 100주년 기념-곽인식>전을 연다. 국내 단색화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 중 한 명이지만 일본에서 주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작품의 역할과 의미가 저평가되었던 작가의 대표작과 함께 미공개 작품을 대거 공개한다. 한편, 서울관에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성황리에 개최한 윤형근 작가의 대규모 회고전은 제58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베네치아 대표 시립미술관인 포르투니 미술관에서 순회전을 갖는다. 서울 전시를 기반으로 유럽과 미국 지역에 흩어져 있는 작가의 작품 일부를 추가해 한국의 단색화를 대표하는 거장이자 격동의 역사 속에서 예술적 양심을 지킨 작가의 면모를 세계에 알릴 예정이다. 한국의 미학을 한 가지 색, 또는 비슷한 색으로 표현한 단색화의 특징을 모티프로 우리 전통 주식인 흰쌀밥과 함께 김, 콩자반, 청포묵 등 단색 반찬을 모던한 식기에 차려 간결한 한식 밥상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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